저를 사랑하는 것보다 훌륭한 일을 위해서 태어난 그가 아닌가요

사실 그녀 곁에 있기만 하면 나는 행복을 느꼈다. 너무나도 행복에 가득 찬 듯해서 이제부터 나의 생각은 그녀의 생각과 조금도 다르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리하여 나는 이미 그녀의 미소밖에는, 그리고 그렇게 그녀와 더불어 꽃이 늘어선 따사로운 오솔길을 그녀의 손을 잡고 거니는 것밖에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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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생 동안이라도 기다릴 만큼 너를 사랑해. 그렇지만 네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거나, 나의 사랑을 의심한다면, 이러한 생각은 나로서는 견딜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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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사랑하는 것보다 훌륭한 일을 위해서 태어난 그가 아니옵니까? 그러하므로 그가 저로 인하여 걸음을 멈추게 된다면 저는 그만큼 더 그를 사랑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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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빨리 죽었으면 한다. 나 혼자라는 것을 또다시 알기 전에.

 

앙드레 지드, 좁은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