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의 생기를 잃게 하오

당신은 시들었고 죽어가지만

내가 일부러 고통을 주려던 게 아니었기 때문에 난 죄책감을 느끼지 않소

내 생리가 그러하오

난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의 생기를 잃게 하오

내가 숨 쉴 때마다 당신은 무르익었고 급히 노화되었고 마침내 썩어버렸지만

 

지금도 몸에서 흘러나오는 호르몬을 억제할 수가 없소

나는 자살할 수 있는 식물이 아니오

당신한테 다가갈 수도 떠날 수도 없었소

단지 관심을 끌고 싶었소

 

김이듬, 정말 사과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