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 Azucar
나의 병명을 아무도 모른다

나는 사랑을 유예한다. 잠든 사람이 반드시 꿈을 꿀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꿈을 꾸는 사람은 대부분  잠들어 있을 거라고 믿는다. 살아 있지도 않는 내가 잘사냐고 너에게 묻고 , 그러니 대답이 돌아오기를 바라는 건 아니다 . 덜 아프다는 것이 나아졌다는 것으로 착각되는 일.  번화한 도시의 우울한 홀로. 이 세계는 온종일 밝다. 그 안에서 웃는 사람은 우는 사람과 거의 동일하다 . 나의 병명을 아무도 모른다.

 

구현우, 하나의 몸이 둘의 마음을 앓는다

나는 너에게 다정해졌다

네가 너를 익명이라 소개했다

뭐라고 불러야 할까
이럴 때 과일은 노골적이다

좋아하는 색깔을 묻는다면
폭력적인 사람

너와 관련된 것은 개인적이다

세상에서 가장 야한 사진을 요구하고 싶지만

너는 나를 바라보며 자세를 잡고

단호하게
난간에 올라서며

뭐라고 불러야 할까
이럴 때 꽃은 상투적이다

신체의 일부는 아쉽고
그렇다고 전신은 부족한데

익명의 네가 단단해진다

은유는 실패하고

나는 너에게 다정해졌다

 

최지인, 올바른 나체

[나는 벽에 붙어 잤다]

넬 - 기생충

 

 

난 너의 머리 위에 있어 너의 기도를 듣고 있어
아주 숙연한 모습으로 날 기다려
난 니가 고통을 받을 때 니가 피눈물을 흘릴 때
비로소 행복할 수 있어 날 기다려
난 너의 아픔속에 너의 고통 속에 기생하고 있는
아름다운 벌레야 Bleed for me
난 너의 아픔 속에 너의 고통 속에 기생하고 있는
아름다운 벌레야
너의 위선 속에 너의 거짓 속에 기생하고 있는
아름다운 벌레야

하긴, 내가 너의 그 멍청함을 사랑했었다

이 악의 없이도 나쁜 놈아, 넌 입매가 얌전한 여자랑 신도시 아파트 살면서

하긴, 내가 너의 그 멍청함을 사랑했었다 네 입술로 불어넣어 내 방에 흐르게 했던 바슐라르의 구름 같은 꿈들

 

여고 졸업하고 6개월간 9급 공무원 되어 다니던 행당동 달동네 동사무소

대단지 아파트로 변해버린 그 꼬불한 미로를 다시 찾아갈 수도 없지만,

세상의 모든 신들을 부르며 혼자 죽어갔을 야윈 골목, 거미들

“그거 안 그만뒀으면 벌써 네가 몇 호봉이냐” 아직도 뱃속에서 죽은 자식 나이 세듯

세어보시는 아버지, 얼마나 좋으냐, 시인 선생 그 짓 그만하고 돈 벌어 우리도 분당 가면, 여전히 아이처럼 조르시는 나의 아버지에게

 

아름다운 세탁소를 보여드립니다

잔뜩 걸린 옷들 사이로 얼굴 파묻고 들어가면 신비의 아무 표정도 안 보이는

내 옷도 아니고 당신 옷도 아닌

이 고백들 어디에 걸치고 나갈 수도 없어 이곳에만 드높이 걸려 있을, 보여드립니다

위생학의 대가인 당신들이 손을 뻗어 사랑하는

나의 이 천부적인 더러움을

 

진은영,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

난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의 생기를 잃게 하오

당신은 시들었고 죽어가지만

내가 일부러 고통을 주려던 게 아니었기 때문에 난 죄책감을 느끼지 않소

내 생리가 그러하오

난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의 생기를 잃게 하오

내가 숨 쉴 때마다 당신은 무르익었고 급히 노화되었고 마침내 썩어버렸지만

 

지금도 몸에서 흘러나오는 호르몬을 억제할 수가 없소

나는 자살할 수 있는 식물이 아니오

당신한테 다가갈 수도 떠날 수도 없었소

단지 관심을 끌고 싶었소

 

김이듬, 정말 사과의 말

TAEK - 어딜 가든 나쁜 사람들은 있잖아요

 

좋은 일들만 그대를 성장 시키지는 않을거야
힘들거에요 어딜가든 나쁜 사람들은 있잖아요
미안해요 현실적인 말로 너를 위로하고 싶진 않지만
꿈을 말하긴 지금이 너무 힘든 시기인걸 알잖아요

내가 웃으면서 너와 대화 할께요
난 너만 있음 되는걸요
니가 눈물을 흘린다면 난 같이 울어줄 수 있어요 
너의 짐이 풀린다면

내가 웃으면서 너와 대화 할께요
난 너만 있음 되는걸요
니가 눈물을 흘린다면 난 같이 울어줄 수 있어요 
너의 짐이 조금 풀린다면
이렇게라도 아아아아아아아

힘들거에요 어딜가든 나쁜 사람들은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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