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꼭 안아줘요
그렇게 해줘요
다른 사람 말고
한번 스치는
그런 가벼운 마음이 아니에요
내 맘 가져줘요
꼭 그래줘요
우린 운명일 테니
좀 다가와줘요
가까운 그대
보고 싶어요
날 꼭 안아줘요
그렇게 해줘요
다른 사람 말고
한번 스치는
그런 가벼운 마음이 아니에요
내 맘 가져줘요
꼭 그래줘요
우린 운명일 테니
좀 다가와줘요
가까운 그대
보고 싶어요
먼 거리를 걷다 지친 마음이
어둠속에 눈물을 감추고
어디선가 다친 상처들이
헐거벗은채 세상을 만날때
you make me Feel Alright
you make me Feel Alright
고단한 하루에 끝에 서 있을때
you make me Feel Alright
you make me Feel Alright
시간의 틈에서 머물수 있도록
you make me Feel Alright
you make me Feel Alright
고단한 하루에 끝에 서 있을때
you make me Feel Alright
you make me Feel Alright
시간의 틈에서 머물수 있도록
내게 금빛 은빛으로 수놓인
하늘의 천이 있다면,
밤과 낮과 어스름으로 물들인
파랗고 희뿌옇고 검은 천이 있다면,
그 천을 그대 발밑에 깔아드리련만,
허나 나는 가난하여 가진 것이 꿈뿐이라
내 꿈 그대 발밑에 깔았습니다.
사뿐히 밟으소서, 그대 밟는 것 내 꿈이오니.
윌리엄 예이츠, 그는 하늘의 천을 소망한다
2015.01.26
그냥 지금 자살해야겠다. 너무 괴롭다. 진짜 너무 많이 괴롭고 왜 사는지 정말 모르겠다. 이렇게 괴로우려고 사는 거면 그냥 살기 싫고 딸 같은 것도 낳기 싫다. 사랑도 필요가 없고 그냥 자살하면 되는 것 같다. 시 같은 것도 쓰기 싫다. 돈 같은 것도 벌기 싫고 음식 같은 것도 먹기 싫다. 그냥 너가 죽지 말래서 사는 거다.
김승일, 1월의 책
나비야.
언젠가 너한테 물었잖아. 넌 왜 별칭을 나비로 했느냐고. 네가 말했지. 나비는 세상 모든 이름 없는 고양이들의 이름이라고. 그냥 길 가는 고양이에게 나비야, 하고 부르는 목소리들이 좋아서 나비라고 했다고. 화를 내면서, 악을 쓰면서 나비야, 나비야 라고 하진 않잖아, 라고. 그래서 나도 너를 부를 때 나비야, 나비야, 하고 어쩐지 다정하게 불렀던 것 같아.
나비 너는 내가 행복하게 살 거라고 했지. 앞으로 더 나아질 거라고. 마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사람처럼 확신을 담아서 말했지. 그렇게 말해 준 사람은 네가 처음이었어. 너는 네가 나에게 얼마나 큰 사람이었는지 상상하지 못할 거야. 그 사실이 항상 기쁨이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중력도 마찰력도 없는 조건에서 굴린 구는 영원히 구른다.
언젠가 네가 한 말을 난 종종 떠올렸어. 영원히 천천히 굴러가는 공을 생각했어. 그 꾸준함을 상상했어. 이상하게도 눈을 감고 그 모습을 그려보면 쓸쓸해지더라. 데굴데굴 굴러가는 그 모습이 어쩐지 외로워 보여서. 그래도 우린 중력과 마찰력이 있는 세상에 살고 있어서 다행이구나. 가다가도 멈출 수 있고, 멈췄다가도 다시 갈 수 있는 거지. 영원할 순 없겠지만, 이게 더 나은 것 같아. 이렇게 사는 게.
사람이란 신기하지. 서로를 쓰다듬을 수 있는 손과 키스할 수 있는 입술이 있는데도 그 손으로 상대를 때리고 그 입술로 가슴을 무너뜨리는 말을 주고받아. 난 인간이라면 모든 걸 다 이겨낼 수 잇다고 말하는 어른이 되지 않을 거야.
너희가 내게 줬던 시간과 마음을, 나는 잊을 수 없고 앞으로도 잊지 않을 거야. 잘 지내.
최은영, 모래로 지은 집
허공에 한번 피었던 것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지는 걸까 말하자면 우리가 어젯밤 귀를 맞대고 들었던 어느 섬나라 재즈 가수의 노래와 그 술집을 가득 메웠던 웃음소리들 말하자면 우리가 서로에게 던진 캐치볼 같은 고백과 가까스로 세이프 한 역전 주자처럼 뿌듯하게 부푼 마음들 이것들이 하늘로 올라가 더러는 백색왜성이 되고 더러는 붉은 울음을 긴 꼬리로 흘리며 이 땅으로 되돌아오기도 한다는 생각 이런 상상마저 우주 한쪽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고 느끼는 밤이면 나는 어쩔 수 없이 이국의 여자 귀신을 믿게 되는 것이다
필리핀의 한 낡은 호텔에는 여귀가 산다 언제부터 그가 끄물거리는 복도의 전구 빛을 양탄자 삼아 떠돌았는지 알 수 없다 잃어버린 온기를 찾는 것인지 외로움이 깊으면 겁이 되는 법인지 거미줄에 걸린 양 이 행성에서 체크아웃하지 못하고 이방인의 곁을 맴돈다 "수음으로 시간을 달래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야"라고 속삭여주거나 "무명 극단의 '나무 1'이 되고 싶다"라고 일기를 적는 이방인의 겨드랑이를 밤 내 데워주는 것이다 말하자면 공중에 피어난 상처들에게 별자리의 이름을 붙여주는 일이다 땅과 하늘을 오가는 바람의 따뜻한 혈맥
너는 내가 읽은 가장 아름다운 구절이다
풍문처럼 떠도는 생은 없다고 믿는다
이현호, 매음녀를 기억하는 밤 - 부동은 또다른 흔들림을 위한 단잠에 불과할 뿐
이 시의 부재는 이연주의 「신인의 말」(『작가세계』1991년 가을호 별권)에서 인용되었다.